평생 왕의 딸, 왕의 누이, 왕의 아내, 왕의 모후로 살다 가는 왕실 여성들. 하지만 혁명 앞에서는 예외였다. 숟가락을 들기만 해도 국민의 입에 그녀들의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하니, 그녀들의 이름이 역사에 새겨지는 순간이었다.
헨리에타 마리아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성군으로 칭송받은 앙리 대왕의 딸이자, 절대주의의 기초를 다진 루이 13세의 여동생이었다. 그녀는 아버지와 오라비처럼 남편이 강력한 왕권을 토대로 백성들을 보살피기를 바랐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녀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았고, 역사는 그녀를 ‘남편을 홀려 나라를 도탄에 빠뜨린 악녀’로 기록했다.
온갖 음모와 계략, 혁명의 소용돌이 탓에 악녀가 됐고, 악녀가 됐기에 불행했지만, 불행을 견뎌내 꿋꿋이 살아남은 헨리에타 마리아. 책장을 넘기면, 역사가 담지 못한 그녀의 매력과 삶, 속사정을 생생히 들을 수 있다.
저자: 헨리에타 헤인즈 1912년 헨리에타 마리아의 전기 <Henrietta Maria: Queen of England>를 집필했다. 헤인즈의 작품은 역사를 단순하고 파편적으로 바라보았다는 비판을 받지만, 1900년대 초반 작품 중에서 헨리에타 마리아의 공과를 분별하고 그녀의 일생을 가장 생생히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자: 김연수 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출판사에서 근무한 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번역강좌를 수료했다. 현재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원서를 발굴하며, 브런치(필명: Rina Ka)에서 역사 인물의 일생을 사람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알리고 있다. 유럽사를 유독 좋아하며, 역사에서 소외된 인물을 소개하기 위해 무엇이든 한다.